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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스릴러

가버나움 - 나를 태어나게 한 부모를 고소합니다

▌1. 기본정보
원제: Capernaum (Capharnaüm)
장르: 드라마, 사회 고발
감독: 나딘 라바키 (Nadine Labaki)
개봉날짜: 2019년 1월 24일 (한국 기준)
제작국가: 레바논, 프랑스, 미국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26분
주연: 자인 알 라피아(Zain Al Rafeea, 자인 역), 요르다노스 시페라우(Yordanos Shiferaw, 라힐 역)
줄거리: ▌4. (결말 포함)

 


▌2. 평점 및 평론
(1) 평점
로튼 토마토 (Rotten Tomatoes): 신선도 지수 90%, 관객 점수 93%
메타크리틱 (Metacritic): 메타스코어 75점
IMDb 평점: 8.4/10
네이버: 9.54/10

(2) 평론
버라이어티 (Variety): 지옥 같은 현실 속에서도 결코 불타 없어지지 않는 인간성과 생명력을 처절하게 포착해 낸다.
할리우드 리포터 (The Hollywood Reporter): 눈물을 강요하지 않는다. 스크린 속에 담긴 가공하지 않은 생생한 현실이 관객을 스스로 무릎 꿇게 만든다.

제71회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



▌3. 비하인드
(1) 전문 배우가 없는 극사실주의 영화:
영화 속 주요 인물들은 연기 경험이 전무한 실제 난민과 불법 체류자들이다. 제작진은 레바논 베이루트 슬럼가에서 만난 이들을 캐스팅했다. 정형화된 대본 없이 인물들이 처했던 실제 삶과 감정을 카메라 앞에서 그대로 쏟아내도록 유도했다.

(2) 주인공 자인의 진짜 정체:
주인공 '자인'을 연기한 자인 알 라피아는 실제로 시리아 전쟁을 피해 도망쳐 온 진짜 시리아 난민이다. 베이루트 길거리에서 배달 일을 하던 도중 감독에게 캐스팅되었다. 평생 학교에 가본 적이 없어 글을 읽지 못했던 소년은 자신의 서글픈 눈빛과 방어적인 거친 욕설을 스크린에 그대로 녹여냈다.

(3) 실제로 체포되었던 '라힐' 역의 배우:
자인을 보살피는 불법 체류자 '라힐' 역의 요르다노스 시페라우는 촬영 기간 도중 불법 체류 혐의로 레바논 경찰에 실제로 체포되어 약 2주 동안 진짜 감옥에 수감되었다. 영화 촬영이 중단되자 나딘 라바키 감독과 제작진이 백방으로 노력하여 보석금을 내고 그녀를 겨우 가석방시켰다. 석방된 후 진행된 감옥 신 촬영에서, 그녀는 불과 며칠 전 자신이 실제로 겪었던 체포의 공포와 감옥에서의 절망감을 그대로 기억하고 있었다. 감옥에 갇혀 절규하는 그녀의 연기는 연출이 아닌 실제 절박한 상황 속에서 촬영한 진짜 감정이다.

(4) 아기 '요나스'의 진짜 성별과 비극적인 추방:
극 중 자인이 눈물겨운 사투를 벌이며 돌보던 에티오피아 불법체류자의 아기 '요나스'는 사실 남자아이가 아니라 1살짜리 여자아이였다. 실제 촬영 당시 아이의 부모 역시 레바논 내 불법체류자 신분이었는데, 불행히도 영화 촬영이 끝나자마자 가족 모두가 레바논 당국이 각각 케냐와 나이지리아로 강제 추방했다.

(5) 어머니 '수아드' 역 배우의 충격적인 실제 삶:
자인에게 마약 음료를 만들어 팔게 하고 자식들을 방임하며 학대했던 비정한 어머니 '수아드' 역의 배우는 실제 현실에서도 16명의 자녀를 둔 어머니다. 그녀는 영화 속 설정과 일치하는 지독한 빈곤 속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영화 속에서 변호사에게 "내 처지가 되어보지 않았으면 함부로 말하지 말라"라며 오열하던 대사는 대본이 아니라 실제 한 맺힌 진심이었다.

(자인의 아빠와 엄마 역)

 


(6) 칸 영화제 역사에 남은 15분간의 기립박수:
2018년 제71회 칸 영화제 공식 스크린 상영이 끝난 후, 극장 안은 눈물바다가 되었다. 관객들은 주인공 자인과 나딘 라바키 감독을 향해 무려 15분 동안 멈추지 않는 기립박수를 보냈고, 감격한 감독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7) 영화가 가져다준 진짜 기적:
영화 개봉 이후 국제적인 관심이 쏟아지자, 유엔난민기구의 도움으로 주인공 자인과 그의 가족들은 실제 난민 지위를 얻어 노르웨이로 이주했다. 신분증조차 없이 떠돌던 소년 자인은 이제 노르웨이에서 당당한 사회 구성원으로 학교에 다니며 살아가고 있다.


▌4. 줄거리 (결말 포함) ⚠️⚠️⚠️스포일러 주의!!!⚠️⚠️⚠️
(1) 줄거리: 나를 태어나게 한 부모를 고소합니다
레바논 베이루트의 슬럼가, 12살 남짓으로 추정되는 소년 '자인'은 출생신고조차 되지 않아 세상에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유령' 같은 존재다. 무능력하고 무책임한 부모는 자인을 학교에 보내기는커녕 거리로 내몰아 담배와 마약을 팔게 하며 학대하고 방임한다. 자인이 유일하게 의지하고 사랑하는 존재는 연년생 여동생 '사하르'뿐이다. 하지만 생리를 시작한 사하르는 고작 몇 푼의 돈과 닭 몇 마리에 나이 많은 동네 구멍가게 주인 '아사드'에게 조혼으로 팔려 가듯 강제 결혼을 당한다. 이에 분노하고 절망한 자인은 집을 뛰쳐나온다.

정처 없이 떠돌던 자인은 놀이공원에서 불법 이주민 출신의 따뜻한 여성 '라힐'을 만난다. 라힐은 자신의 갓난아기 '요나스'를 키우기 위해 불법 체류 신분으로 고되게 일하면서도, 갈 곳 없는 자인을 거두어 따뜻한 잠자리와 밥을 나누어 준다. 그러던 어느 날, 불법 체류 단속에 걸린 라힐이 갑자기 연행되어 돌아오지 못한다. 12살 자인은 영문도 모른 채 홀로 남겨진 갓난아기 요나스를 먹여 살리기 위해 길거리에서 온갖 고초를 겪으며 악착같이 버틴다. 하지만 한계에 다다른 자인은 결국 눈물을 머금고 요나스를 불법 입양 브로커인 '아스프로'에게 넘기고 만다.

해외로 이민을 가기 위해 신분증이 필요해진 자인은 서류를 떼기 위해 집으로 돌아간다. 그곳에서 자인은 여동생 사하르가 임신 후 하혈하다가 신분증이 없어 병원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허망하게 사망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된다. 이성을 잃은 자인은 칼을 들고 뛰쳐나가 사하르를 죽음으로 몬 아사드를 찌르고, 결국 소년 교도소에 수감된다. 그리고 교도소 안에서 전화를 통해 방송에 출연한 자인은 온 세상에 선언한다. 자신을 태어나게 하고 지옥 같은 삶을 방치한 부모를 고소하겠다고.

(2) 결말: 신분증에 새겨진 생애 첫 미소
법정에 선 자인의 부모는 "너는 내 처지가 되어보지 않았다. 가난 속에서 아이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라며 구구절절 변명하지만, 법정 안의 누구도 그들을 진심으로 옹호하지 못한다. 자인이 재판장에게 요구한 것은 부모에게 내리는 거창한 처벌이 아니었다. 단지 "더 이상 아이를 낳지 못하게 해 주세요"라는 뼈아픈 절규였다. 동시에 아동을 불법으로 매매하던 브로커 아스프로의 사무실이 공권력에 의해 급습당한다. 이 과정에서 붙잡혀 있던 갓난아기 요나스는 무사히 구조되고, 감옥에서 풀려난 엄마 라힐과 눈물의 재회를 나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 교도소에서 수감 생활을 하던 자인은 드디어 국가가 발급해 주는 공식 신분증을 만들기 위해 카메라 앞에 선다. 평생을 증오와 슬픔에 가득 차 단 한 번도 웃지 않던 소년 자인. 사진사가 "신분증에 들어갈 사진이니 좀 웃어봐. 이건 사망진단서가 아니야"라고 가볍게 농담을 건넨다. 그 순간, 굳어있던 자인의 얼굴에 햇살 같은 미소가 번진다. 관객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자인의 미소를 마지막으로 영화는 화면이 멈추며 깊은 여운 속에 막을 내린다.

(자인)



▌5. 영화 관련 정보
(1) 제목 '가버나움'의 철학적 배경:
가버나움은 성경 속 예수가 많은 기적을 행했으나 결국 사람들이 믿지 않고 타락하여 멸망의 길을 걸었던 고대 도시다. 프랑스어와 아랍어권에서는 이 단어가 '혼돈, 아수라장, 지옥'을 비유적으로 뜻하는 단어로 쓰인다. 영화는 기적 따위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 난민들의 비참한 삶을 도시 이름 자체를 통해 은유한다.

(2) 나딘 라바키 감독의 열정과 직접 연기:
이 작품은 나딘 라바키 감독이 각본을 직접 쓴 오리지널 시나리오다. 감독은 4년 동안 레바논 베이루트의 빈민가를 발로 뛰며 미등록 이주민, 난민, 방임된 아동들을 직접 인터뷰하고 철저히 취재했다. 영화에 등장하는 에피소드들은 허구가 아니라, 감독이 길거리에서 마주한 수많은 아이의 실제 눈물과 절규를 모아 엮어낸 현실 그 자체다. 게다가 영화 후반부에서 자인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대변해 주는 국선 변호사 '나딘' 역할을 감독이 직접 소화해 내며 작품에 힘을 보탰다.